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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구조 잘못짜면 나락 가는 이유

생성일
2024/03/1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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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분론자 였습니다.
좋은 지분 구조가 모든 걸 해결하고, 모든 사람들을 동기부여 시키고,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글을 보고 저보다 훨씬 많은 비즈니스 경험과 지분 나락 썰을 많이 들어보신 분들이 귀엽게 봐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콩알만한 여러 비즈니스들 가지고 여러 지분 나누기를 해봤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하.
그래서 오늘은 지분 나누다가 나락갈 뻔 한 이야기, 지분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풀어보겠습니다.
1.
333 지분 나누기
지분을 세등분 내지는 네등분 또는 2등분으로 나눈 케이스입니다. 이 케이스가 잘 된 꼴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도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잘 된 케이스 있으면 알려주시면 보고 또 스터디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333이 안되는 이유는, 리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거 해. 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평등합니다. 3명의 사람이란 건 생각이 똑같기 쉽지 않습니다. 2명도 마찬가지 입니다. 서운한게 생기고, 누구는 일을 더하는 것 같고, 누구는 안하는 것 같고, 돈 냈다고 지분 갖고, 스톡으로 지분주고(스톡도 아니고 그냥 주는 경우) 이런 경우들은 더욱 노답의 길로 빠지는 것 같습니다.
회사가 정말 평등하게 운영되면 좋겠지만, 특히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당장에 다음달에 문 닫아야 될지도 모르는 게 이 바닥인데 아름답게 토론 토의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또한 2-3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이 함께 사업을 하는거라면, 확실하게 한 명을 믿어줘야 하고, 그 사람이 정말 잘될 수 있게 옆에서 서포트 해줘야 합니다. 근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욕심이 생기고, 시기와 질투가 생깁니다. 내가 대표하고 싶고, 내가 주인공 하고 싶고, 그런게 사람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한 명이 엄청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333 구조는 문제가 됩니다. 그럼 그 리더십이 뛰어난 친구가 훨씬 많은 지분을 가져야 하니까요. 리더는 리더대로 불만이 생기고, 리더외의 사람들은 과한 지분에 불편함을 느끼는 구조가 되는 것 같습니다.
333 지분 쪼개기가 정말 잘 성공하려면 이런거 신경쓸 겨를 없이 정말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정말 큰 목표를 이루고, 서로가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커야 가능한 구조인 것 같습니다.
약 2,000억 원 규모의 모 도매법인이 있는데, 그곳은 100여명의 주주로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저도 듣기만 했지만, 수많은 갈등과 이탈 등을 겪고 20년이 흐른 지금은 11명의 주주가 남아 공동의 지분으로 잘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같은 비율로 지분 쪼개기 전략은 비즈니스 난이도가 높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2.
대표가 과반, 여러 사람이 조금
이 전략도 쉽지 않습니다. 이 전략이 어려운 이유는 나머지의 역할 때문입니다.
많이 가져간 사람은 돈을 압도적으로 많이 넣었거나, 역할이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분을 조금 가지고 있는 사람은 돈을 조금 넣었거나 역할이 적은 구조입니다.
물론 빠르게 잘 성장하고 돈이 잘 벌리고, 조금인 사람도 가져갈게 많으면 좋겠지만, 사업이 뜻대로만 되진 않기에 ㅠㅠ
돈을 조금 넣은 사람 입장에서는, 아 내가 지분 10% 밖에 안되는데, “여기에다가 리소스를 쏟는게 맞아?” 특히 만약 하고 있는 게 있고 규모가 비슷하다면 “내가 지분 100%인 내 사업에다가 시간을 더 쏟아야지, 10% 짜리에 쏟아서 뭐해. 그냥 돈만 넣고 잘되길 기다리면서 발이나 걸치자.” 의 마인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는 역할로써 지분을 받은 사람을 바라보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아 내가 지분 줬는데 일을 이것 밖에 못해? 이럴거면 그냥 내가 인건비 쓰고 사람 뽑아서 쓰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처음에 역할 때문에 지분을 줬는데 이 사람이 하는 역할에 비해 가져가는 돈이 커지는 경우에는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갈때 맘이 바뀌는 것처럼 마음이 바뀌고, 그런 자신도 싫고, 상대도 싫고, 신경쓰기도 싫고, 다 싫어지는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반대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10% 역할 받아서 열심히 일하는 입장인 사람의 역량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경우에는 “아 이럴바에는 내가 나가서 하고 말지”, “돈이야 은행에서 구하고, 투자 받으면 되는데, 10% 들고 내가 여기서 뭐하는거지?”, “옆사무실 대표는 시리즈 A를 300억 벨류 30억을 받아서 지분 10% 떼줬는데, 나는 대표가 3천만 원 들고 시작해서 90% 들고 있고, 꼴랑 10% 들고 있네” 라는 생각이 들게 되죠.
심지어 일을 하는데 급여는 안잡혀 있고 개런티 형태로 되어 있는 경우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지 않으면 지속되기 더 어려운 구조인 것 같습니다.
이게 아무리 착하고 대의를 품더라도, 매일 12시간씩 같이 붙여서 방구냄새 입냄새 맡아가며 일하다 보면 짜증날 때도 있고, 미울때도 있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구조로 시작할 때에는 모든 사람이 자본투자 하고, 역할에 대해서도 사전에 명확히 하고, 그 역할에 대한 가치도 명확히 산정하고,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확실한 역량이 있는 사람들과 구조를 짜서 일해야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가진 사람의 수가 많으면 더욱 문제가 생깁니다.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과의 괴리가 생기니까요.
오래된 관계 또는 가족과 같은 특수관계가 아니면 적게 가진 사람들끼리의 계파가 생길 확률이 높고, 리딩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또 지분 많이 가진 사람과 정치적인 관계를 맺으려고도 하고, 너무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확실한 설비 투자, 부동산 투자 이런게 아니면 동업을 이런 구조로 시작하는 건 리스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소액을 투자하고, 소액 주주 역할을 하는 사람이 큰소리 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사람 의견을 들어주면 회사의 방향에 영향이 가고, 안들어주면 또 삐지고, 속시끄럽습니다.
그래도 이 구조가 333 구조보다는 성공확률도 높고 안정적인 구조인 것 같습니다.
3.
대표가 100%, 나머지 스톡옵션
이 구조가 가장 안정적인 구조인 것 같습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확실한 리딩을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팀원들과 회사를 키워야 하는 동기도 만들어갈 수 있으며, 스톡옵션을 실행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스톡옵션을 부여 받은 팀원도 열심히 하게 되고, 대표가 리딩하는걸 적극적으로 서포트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자기도 지분을 가질 한 사람으로써도 이야기할 수 있는 포지션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톡도 당연히 아무에게나 주변 안됩니다. 정말 오랫동안 살펴보고, 함께할 사람이란 확신이 들 때 스톡옵션을 나눠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구조는 투자를 받기도 좋습니다. 정부 지원사업에 가점도 있습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급여도 받고, 스톡도 받기 때문에 아쉬움이 덜합니다.
4.
한 명이 투자자이지만 과반 이상, 대표가 과반 이하
이런 경우는 투자자가 자금도 댈 뿐 아니라 확실한 전략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확실하게 비즈니스를 키워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 같습니다.
또한 대표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역량을 검증하고, 높은 급여 + 성과&주인의식 개념의 지분 쉐어 또는 자본 투자 참여 유도 형태로 구성하여 성공하는 케이스들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도 마찬가지로, 과반을 들고 있는 사람이 확실한 리더십 + 지원이 없고, 역량, 역할, 성과가 역전되어 버리는 경우에는 조직이 와해되거나, 대표가 퇴임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젠몬 회사인 아이아이컴바인드도 이런 구조였고, 생각보다 이런 구조로 시작해서 잘 된 케이스들이 주변에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대기업들의 계열사들도 이런 구조로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과반을 들고 있는 사람 또는 회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가능한 구조인 것 같습니다.
5.
지분이 필요없는 사람들
생각보다 이 케이스도 많습니다. 저 같은 지분론자가 흔히 하는 실수인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지분을 주고 스톡을 주면 좋아하고 동기부여되고 춤추는 고래가 될 것 같지만, 사실 회사가 성공 못하면 종이입니다. 그리고 지분에 대한 욕심보다 당장 급여 10만 원 올려주는 게 좋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근데 굳이굳이 그 사람한테 지분 줄게 더 열심히 해줘 하면, 그 사람은 부담만 느끼고, 원하는 것도 갖지 못해서 오히려 띠용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지분이 만능 동기부여 영양제가 절대 아닙니다. 결혼할 사람한테 주는 약혼반지 같은거라고 보는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와 결혼하자. 이런 느낌입니다. 근데 아무한테나 가서 내가 반지 줄테니까 너 나랑 결혼하자 하면 다 좋아하나요? 아닙니다. 꿈 깨야합니다. 이걸 저는 머리로 이해하는데 5년 걸렸고, 몸으로 채득하는 데 5년 더 걸린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런데도 왜 자꾸 지분 나눠서라도 데리고 오고, 묶으려고 하는 걸까요?
그건 바로 불안한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량의 부족이기도 하고, 판단력의 부족이기도 합니다. 내가 정말 역량 있고 인적 네트워크 짱짱하고, 누가 오더라도 가르칠 수 있고, 좋은 조직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으면 이사람 저사람한테 가서 약혼반지 뿌리는 거 안할 겁니다.
근데 사업이란 게 불안의 연속이다 보니까, 아 저사람 진짜 짱이다. 잡아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어디 잡아야지 하면 잡히는 건가요. 틀어지려면 부모형제와도 틀어지고, 부부도 한순간에 남남되는 게 사람인데요.
6.
지분을 탐내는 사람들
돈을 넣어서 지분을 얻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은 대부분 대표와 이 팀의 역량이 확실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보여서 탑승하려는 케이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도 넣고, 너가 날 키워도 준다고?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 반대의 목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내 돈을 너의 비즈니스에 얹을 테니까, 편하게 10배로 불려주겠니? 나는 일하기 싫어. 너가 일하고 내 돈 불려줘. 내가 돈 넣었잖아.
그래서 이 케이스에서는 지분을 떼주는 목적을 확실히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1) 우리는 돈이 필요해 = FI로 투자 받아서 돈만 수혈하기 2) 우리는 돈보다는 사람or네트워크가 필요해 = SI로 투자 받거나, 그 사람 섭외해서 스톡옵션 주기(협업부터 해보는게 더 좋긴 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직원들이 지분을 탐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이건 슈퍼럭키, 잭팟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으로 들어와서 같이 일했는데, 회사와 대표에게 비전을 느끼고 이 회사가 정말 잘 커질 거라는 내부 팀원의 믿음이란 건 정말정말 소중하고 귀한 자산, 자원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가닥만 잘 타주면 되는 것 같습니다. 기여도, 역할, 역량에 따라 신중하고 공정하게 스톡옵션을 주고, 나중에 터질 잭팟도 생각해서 지분 비율도 계산해서 남겨두고, 필요에 따라 투자 받을 룸도 남겨두고, 라운드별 Value 나 지분희석률 계산해서 나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위 내용들은 제가 겪거나, 보거나 들은 뇌피셜로 적었습니다 ㅎㅎ
사업 고수분들, 리더의 자격이 출중하신 많은 분들은 정말 어려운 구조 속에서도 회사를 잘 이끌어나가시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저도 욕심도 부려보고, 욕심을 안부려도 보고, 이래도 보고 저래도 보았는데,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어쩔때는 착한데 어쩔때는 간사한 것 같습니다.
10년 해보면서 느끼는 가장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 되는 건
대표 한 명이 지분 다 들고 있으면서 필요한 부분들 협업하거나, 아웃소싱 하거나, 팀원 뽑아서 하는 게 가장 좋고, 그 과정에서 정말정말정말 좋은 사람들을 한 명씩 합류시키고, 그 합류한 사람들 중에 정말 일 잘하고 핏이 잘 맞는 사람에게 스톡옵션 주고 자금이 필요할 때에는 펀딩하면서 FI 적으로 접근하고 SI가 필요할 때에는 명확한 역할, 역할에 대한 가치 산정, 그리고 주주로 받아들이기 전에 일 먼저 같이 해보기 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철저한 마박사의 뇌피셜이니 걸러들을 건 걸러 들으시고
궁금하신 건 마박사 상담신청 하시면
더 구체적인 썰을 바탕으로
왜 지분 잘못 쪼개면 나락갈 수 있는지
수다를 떨어보겠습니다 :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